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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my poem)96

만 경강 만경 강 바다의 끝 줄기에 붙어있어 나는 바다라 부르고 내 할머니는 강이라 불렀다. 해변처럼 퇴색한 회색의 강이 가슴을 솎아내면서 내내 앓고 있었다. 그 헤진 바닥이 너무 서글퍼 눈물이 솟았고 하늘이 너무 따뜻하게 내려와 안심하였던 진흙의 땅 무엇을 기다리며 그 속에 앉아있었.. 2016. 12. 24.
사과꽃 사과 꽃 서산에 불던 바람 아직도 창밖에서 기다림에 설레고 있는데 정월도 이월도 해는 일꾼보다 더 땀을 흘리셨는가? 꽃은 살포시 내려앉는 은빛 햇살 사이로 함박눈이 내려온 듯 더 그립게도 피어났구나. 화사하게 분홍 옷고름 접은 내 어머니가 텃밭에 오셔서 서로 눈이나 맞추자고 .. 2016. 12. 22.
산은 그림을 그리라하고 내가 나무를 먼저 그리워하게 되었는가 나무가 먼저 내 마음을 알고 다가왔는가 내가 먼저 산을 마음에 두었는가 산이 먼저 나를 편하게 안아 주었는가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서로 이야기하는 사이가 되었다 세월아 내월아 발이 아파 못 올라가는 산들이 저 멀리도 있구나 강을 건너지 못.. 2016. 12. 22.
첫눈 2016년 1월 30일 사이프레스산의 눈 어제는 하루종일 눈이내리다 조금 가늘고 쓸쓸하게 내려오는 싸래기눈 반나절을 내리더니 눈은 조용히 대지를 덮고 자붕위에도 이불을 펴고있다 몇개남은 붉은 단풍잎 위로 창가로 발끝을 딛고 오손도손 소나무 잎사귀 위에도 눈은 조용 조용히 조심스.. 2016. 1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