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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my poem)96

사과 꽃 사과 꽃 언 강이 눈거풀을 비비고 산위에서 내려온 바람 뒷뜰 잎사귀에 매달려 아직도 그리움에 설레고있는데 정월도 이월도 흙속의 해 일꾼보다 더 땀을 흘리셨는가? 꽃은 살포시 내려앉는 은빛 햇살 사이로 함박눈이 내려온 듯 더 그립게도 피어났구나. 화사하게 분홍 옷고름 접은 내 어머니가 텃밭에 오셔서 서로 눈이나 맞추자고 하시는 듯. 밴쿠버 중앙일보 3월 20일 2007 배꽃 2007. 2. 20.
석양 석양 낮과 밤이 여울질 때 태양은 자그맣게 숨을 쉬며 심지를 끄는 불의 떨림으로 나무나, 산이나 ,구름, 개울물, 풀뿌리에도 그 빛을 물들이고 있었는데. 모든 숨소리마저 지우고 보드라운 산언덕과 하늘가에서 만나는 이 화려한 자연의 외출은 너무 넉넉하고 따뜻하여 인간의 몸속으로 .. 2006. 10. 12.
시인 시인 산이 풀잎으로 바람으로 시를 쓴다. 냇물도 아깝게 헤적대며 풀 언덕에 시를 쓴다. 호수는 가느다란 은실로 하늘의 시를 받아쓰고 그늘을 마시며 쉬고있다. 가여운 시인 호수에 여린 시를 그물로 떠내느라고 하루해를 애쓰고 있구나. 산여울 밴쿠버 중앙일보 2007년 2006. 8. 8.
다시 산으로 가고 싶다. 다시 산으로 돌아가고 싶다. 나뭇잎을 걷어낸 곧 게 곧게 서있는 전나무들은 밤새 향기로웠을 것이다. 다시 산으로 돌아가고 싶다. 이생에 풀고 지워야 할 일이 산속에서 지고 있을 것이다. 겹겹이 쌓인 눈이 아니고 산 끝 트리에 쌓인 눈산만 보아도 다시 산으로 돌아가고 싶다. 산에 누.. 2006. 8.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