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평화
사진 글 최 윤자
산으로 통하는 숲길이 열려있었다.
바람결에 개울물이
재잘거리며 입을 열었다.
산수에 발 씻고 하늘을 바라보라고
건너 편
큰 전나무가 서서 눈빛을 보냈다.
내 몸통 만져보면 따스한 봄볕
그대로 숨겨있다고
조금 더 가자니
산딸기가 입 다 물고
반짝반짝 웃고 있었다.
이 나무에서 저 나무 가지로 휘익
나르던 딱 다구리가
구성 진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옆에 앉아있던 꽃잎이 팔랑거렸다.
이 꽃잎 질것이나
내년에 또 살아나고 싶다고
하늘엔 금빛 해가 찬란하였다.
물가에 늘어진 산 그림자
날개를 접고 있었다.
산으로 통하는 숲길이 열려 있었다.
사슴도
달팽이도
저녁 길을 따라 가고 있었다.
앞서 가던 달팽이가 뒤돌아보며
구슬프게 물었다.
우리도 이 땅의 주인인 것을
그들도 알고 있나요
전쟁이 왜 일어나는지
말 없는 산들이모두 알고 있었다.
(2006년 7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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