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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essay) 단편소설

행복

by 산꽃피는캐나다 2009. 10. 1.




행복


일 년에 한 번씩 주민들이 공원에서 천막을 치고 여는 경사가 난 장날이다.

노래 가락도 울려 퍼지고

자전거 타는 요술도 벌어지고 말을 탄 마차도 사람들을 태우고 공원을 빙빙 돌고 있다.


이것 저것 과일점도 둘러보고

꽃가게도 그림도 악세 사리도 구경 다니는 눈이 즐겁다.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다 이것을 사면 걸고 다닐 수 있을까?

예쁘긴 한데 내 나이에 안 어울리겠지

모자도 만지다 도로 놓고

공짜로 물 한잔 마시고 맛있는 햄버거를 사먹었다.

다시 돌아와 자두를 사고 배를 사고 딸아이에게 줄 과자도 사서 집어넣다.

남편은 털 양발을  사고

그럼 나는 무엇을 살까?

만지작거리다 다시 놓아버린 양털가게로 다시 갔다.

양 털로 짠 가벼운 담요를 다시 집어 들었다.

살까말까? 

이젠 무엇을 새로 산다는 것이 겁이 난다.

그러나 용기를 내고

기분 좋게 가방 속에 집어넣었다.

집에 와서 연속극 비디오를 보면서 덮으니 여간 가볍고 따뜻한 것이 아니다.


이렇게 가벼운 새털 같은 것

이런 것은  내 생애에

진 작에 샀으면  더 좋았을 걸......,


이 따뜻하고 부드러운 담요 끝을 붙들고 오늘 잠들 것이다.

이것을 붙들고 있는 한

삶은 또 한 번 행복한 느낌이니까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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