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처럼 4
사흘간의 눈꽃 여행이다.
마주 서 있는 산이 다 눈으로 물들다.
눈 언덕이 파도처럼 주름지고
들판이, 밭들이 노란 눈썹들만 띠우고 눈 속에 잠겨있다.
강물이 눈 속에 싸여 이불처럼 누워있고
깊은 눈 계곡을 여기저기 헤매는 나무들 모습
햇볕아래
빛나게 쏘다지는 별 이삭을 밟고
또 고개를 들면
소복이 눈 코트를 입고
숨소리도 없이 서있는 전나무들 위로
눈은 지치지 않고 하염없이 내려앉는다.
말없이
고개 숙이고
침묵 속에 서 있는......, 그대들
우리도
말없이 잘 지내라 한다.
이겨울
잘 보내라 한다
12월 24일 2007년
래밸스톡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