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기시간으로 2007년 12월10일이다.
남북의 기차 길이 막힌 후
56년 만에 처음으로 이동하는 기차를 남편과 같이 감격스럽게 텔레비전으로 바라보고 있다.
남편이 말한다.
“저 가까운 곳을 이제야 갈수가 있다니”
1943년 내 나이 5섯 살 때였지
어머니는 기차역에서 아이들을 치마 자락으로 병아리처럼 품고 계셨지
우리 어린 5형제들은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며
숨어서 기차에 올랐어.
그때는
지주들이 밤중에 도망하는 줄 알면 큰일 나는 세상이었으니까
일가친척도 없는
알지도 못 하는 낯선 땅으로 말이오.
부모님이 이북에 남아있는 딸을 찾으러 가고 싶어 하던 곳이었는데
그 땅에 가서 머리를 눕고 싶어 하셨는데......,
저렇게 그 기차가 달리고 있으니 감개무량하구만
우리 예쁜 누이가 살아있으면
지금은 나이가 많으실 터인데 나를 알아보시기나 할까?
나도 저 기차타고 가보고 싶소.
남편의 눈에 붉은 기운이 감돈다.
이 설움이 다 누구의 잘못으로 온 것일까?
같은 형제를 몇 십 년을 갈라놓고 있는 그대들은 누구인가?
남쪽으로 신발을 가져오고 북쪽으로 도로 공사 품을 나른다는 기차
그 기차도 오늘은 큰소리로 목청을 높이고 있을것이다.
(사진은 알라스카 스케그웨이에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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