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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essay) 단편소설

하비산의 하루

by 산꽃피는캐나다 2007. 4. 4.
 




하비 산의 하루

(이산은 10시간정도를 걸을 수 있는 경험 있는 산행 가들을 위해서 적어봅니다.) 

하비 산(Mount Harvey)*****

7월-9월 @@@@@산행높이 1465미터 정상 1705미터

15.5키로 미터  8-10시간

99Hwy를 따라 호쇼베이를 지나 계속 가다가 라이온스 베이에서 바른쪽 산으로 Oceanview Road로 들어가 Bayview road왼쪽으로 가다가 가다보면 Mountain Road 를 만나게됩니다. 왼쪽으로 가다가  Sunset drive를 만나 왼쪽으로 오르면 공원 입구 Gate 를 만나게 됩니다. 이 앞에 주차가 허용 되지 않고 벌금이 있으므로 1키로 밑에 있는 초등학교 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올라갑니다. 주말에 간다면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찾아가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라이온스 산행 길로 한 시간 후에 하비 산의 입구표시는 길이 갑자기 좁아지면서 왼편으로 가파르게 올라가는 곳에 리본으로 매어 있습니다. 시작 후 한 시간 반 후에도 길을 찾지 못하면 지나친 것 이므로 다시 되돌아 찾아봅니다. 





참으로 용기를 내어 라이온스를 가던 날이었습니다.

힘차게 한 시간 쯤 올라갔을까? 길이 좁아지는 곳에서 두 부부를 만난 것이 탈이었습니다.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라이온스를 가시지요?

아닙니다.

그러면 이곳에서 다른 곳으로 가는 산행길이 있나요?  나는 궁금하여 물었습니다.

몇 발자국만 가게 되면 왼쪽으로 하비산 가는 길이 열립니다.


아 그래요

그리 젊지 않은 부부는 짐을 무겁게 지고 있었습니다.

이짐을 다지고 가시려는 것을 보니 중간에서 자야겠군요.

하루코스로는 너무 멀어서 중간에서 하루 밤을 자려고합니다.

코스는 쉬운가요? 라이온스는 좀 어렵다는데....

라이온스요?  두 사람은 나를 보며 웃었습니다.

하비산은 경사가  라이온스와는 비교가 안 되지요.

라이온스도 어렵다고 겁을 내는 우리에게 도전장을 내미는듯한 이 젊지도 않는 두 부부

그 분들 덕분에 올라가는 입구를 착실히 알아 논 것이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높고도 가파른 산하야

그래도 우리는 오른다.

돌 위에 넘어져

죽음이 내 곁에 있어 무서웠던 산하야

나 지금 그날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


산을 찾는 벗들에게

서 둘지 말라고

나는 해지는 시간이 되어 그날  서두르고 있었다.


이 산행 길을 라이온스 산행 3년 후에 5명의 멤버가  출발하였습니다.


라이온스와 갈라지는 길에서부터 산은 정말 심상치가 않았습니다.   만만치가 않은 경사에 길은 남루하여 흙이 비실비실 흘러내리고 있었고 길이 있는 것인지 찾는 자가 없는 것인지  표시를 찾기도  어려웠습니다. 한쪽은 한 발짝을 잘못 휘 두르면 끝도 없이 떨어 질 듯 한 급경사가  바닥으로 치 닺았습니다.  얼마를 그런 길을 29도? 의 더위에 힘들고 숨차게 기어올랐을까?

거칠어진 숨통에 쏘다지는 땀방울은 쉴 사이 없이 수건으로 훔쳐대도 흐르고 또 흘러내렸습니다.

그런대 전망대는 어찌 이리도 나오지 않는 것일까?

분명히 오래전에 불 탄자리가 평원으로 나온다고 했는데 안개 속에서  지나친 것인가 ?

다시 코앞으로 아득한  넘어갈 앞산을 바라보자니 기가 막힐 뿐입니다.

그때 위에서 앞서 가던 젊은 멤버의 휘파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 아 조금만 더 올라가면 되는 구나 !

우리는 거의 4시간 만에 산마루에 올라섰습니다.

언젠가 무서운 불꽃이 타 올랐을 이곳엔 하얗게 영혼을 달래며 죽은 큰나무들이 우뚝우뚝 희한한 관경을 이루며  산중턱에 서있었습니다.


뒤쪽으론 이스트 라이온스의  산 모습이 장군처럼 위엄하였습니다.


앞으로는  낭떠러지가 굽이치며 앞을 내다 볼 수 없이 흘러가버렸고 숨 통 트이는 공간을 열고 있었습니다.  보라 빛 화이어 위드(Fire weed)산꽃이 열린 공간 위로 만발하였으며 그 뒤로 이름모를 산맥이 위엄과 당당함으로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산을 오릅니다..

이런 장관(Spectacular)을 감상하려고 산을 오릅니다.

산은 오르면 오를수록 거짓이 없습니다.

높을수록 더 진실함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다다른 처음 목적지에서 온 길로 다시 하산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어렵게 지나온 과거보다는 새로운 도전을 찾는 것이 산행 자들의 심리입니다.

너무 가파른 같은 길로 되돌아가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상황판단은  잘도 들어맞았기에  딴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 아늑한 산 밑으로 보이는 길로 가리라

좀 돌아가더라도 경사가 완만한 길로 가리라

그래서 우리는  산봉우리를 다시 넘어 정상을 향하기로 하였습니다.

얼마나 높은지 보이지도 않는 정상

제법 큰 나무들 속으로 우리는 올라갔습니다.

걷혀 오르는 안개 속에 점점 작아지는 나무숲을 다시 기어올랐습니다.

편편해진 좁은 곳에 올라서서  그제야 나타난 먼 앞산을 바라보았습니다.

어찌된 일인가?

나무도 없고 풀도 안 보이는 알몸의 오래된 괴암 산이 울퉁불퉁한 주름진 속살을 내 보이고 10미터쯤 앞으로 서있었습니다. 허리를 거쳐 머리 꼭대기까지 올라가기엔 너무나 아득하고 웅장한 모습이었습니다.

이제는 어쩔 것인가 ? 인간을 맥없이 만드는 저산을 넘을 것인가? 그대로 돌아 설 것인가?

더위에 너무나 땀을 흘린 탓으로 기진하여 더 갈 수 없어 털썩 주저 않고 말았습니다.

남편도 물을 들이 키고 좀 쉬어가자하고 말했습니다.

그사이 앞서가던 젊은 멤버는 가물가물 형체만 보이게 멀어졌고 다음 젊은이도 그 중턱을 오르고 있으니 앞사람을 잡기에는  너무나 멀리 있었고 뒤로 돌아가기에도 우리 셋은 너무나 멀리와 있었습니다.

다른 선택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서로 얼굴만 쳐다보다가 다시 그 바위를  기어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바위를 반쯤 넘어서면서부터 다시 모든 것을 잊고 산사람의 특이한 신바람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지구의 표면은 달라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왼편으로 하웨사운드 풍경이 신화처럼 서면을 채색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바위를 올라가는 우리는 하늘 층계를 걷고 있는 듯하였습니다.

하비상봉은 우리만을 안고 있는 고층 스페이스 타워였으며 옆으로 비켜가는 구름 창문으로 푸른 바다와 산맥들이 사방으로 이어지며  그림처럼 한꺼번에 다가왔습니다.

절벽 밑으로는 조그만 옥색의 호수 두개(Pond)가 그림처럼 내려다보였습니다.

비행기에서 보는 것 이 아니고 내 몸이 내심장이 아슬아슬한 공중에 홀로 뜬 듯 바라보는  감격은 충분히 다른 것이었습니다.

돌 위에서 360도로 보이는 절경(Breathtaking View)이었습니다.


바른쪽을 내려다보니 라이온스산과 하비 산자락이 웨딩드레스 너울처럼 넓게 펼쳐지며 깊게 패인 골짜기를 두고 두 산꼭대기는  누가 높은지 경쟁하고 있었고   넓은 자락사이로 하늘하늘하게 우리가 내려 가야할 길이 끝없이 이어지는 것이 보였습니다.

우리는 온 기력을 다해 마지막  바위에 올라섰습니다.

사람이 다녀간 발자취의 흔적에 우리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동 판위에 새겨진 이름 하나“ Hans Knaf 2000년도에 떨어져 사망하였음” 그의 기념비는 누구를 위하여 새긴 것 일까?

가족들이 그를 위하여?, 아니면 우리를 위하여?

아마도 심려 깊은 가족은 두 가지를 다 염두에 두고 있었을 것입니다.


바위가 끝나는 부분은 90도 각도의 괴암절벽이었고   서로서로 받쳐주고 먼저 내려간 앞사람이 손을 잡아 주어 내려왔고 내려온 후 에도 다시 돌아다보고 한숨을 지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끈 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람의 발자취가 끊어진 이곳은 끝도 없이 길었고 비바람에 수년을 씻겨간  돌무덤 길로 깊게 파이고 얼룩졌으며 위험하기 짝이 없는 것을...... 앞산 밑으로 보이는 케빈으로 가게 되면 딕스 호수로 가는 길이열리나 우리는 바른편으로 한 시간 쯤 질기게 옆으로 내려온 후에  다른 갈림길을 만났습니다. 왼편으로는 이스트라이온스로 통하고 우리가 가야할 바른편으로는 하웨 사운드 크레스트 산행길이 페허가 되다 싶이 돌 자갈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뜨거운 햇빛은 머리위로 내려 퍼부었고 물 컷 들은  계속 괴롭히며 달려들었습니다.

신경이 시달리고 물은 떨어지고 목이 타고 서둘러 내려가던 중 발이 돌 사이로 끼어 넘어지는 순간 다른 발은 풀 나무에 걸려서 움직이지도 못 하고 내 몸체는 돌 위에 머리가 먼저 나가 떨어져버렸습니다.

뒤에 오던 남편이 붓 잡을 순간도 주지 않았습니다.

눈 위가 갑자기 무거워졌으나 난 골프 봉만 한 혹을 달고 일어섰습니다.

 

이곳에서 움직일 수 만 있다면 누군가가의 도움도 받을 수 없고 받아서도 안 되는 곳입니다. 멤버 모두가 다 지쳐 있는 것을......

나는 입을 악물고 다시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놀램과 경황으로 힘이 빠진 다리는 그 뒤로도 두 번이나 등 뒤로 힘없이 넘어졌습니다. 

돌길은 길고도 멀었습니다.

그다음에 나오는 갈림길에서 왼편으로 올라가면 웨스트 라이온스 이 나오며 우리는 바른쪽으로 따라오다가 하비산 올라가던 입구에 도달하였습니다.

장장 4시간의 돌 길 이 끈 나고 있었습니다.

순간순간을 이렇게 어렵게 살아 온 때가 있었던 것처럼 나는 아픔을 참으며 모질게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10시간 10분의 긴 산행 길에 우리 멤버들은 지쳤지만  나의(Captain)의 부상을 위로하며  파킹 장에 도착하였습니다.


판다의 눈처럼  멍이진 눈, 몇 밤을  못자고 시름시름 열을 내고 앓았습니다.

나는 나의 한계를 알아낸 이번 산행을  고맙게 여깁니다.


천당을 가는 길이 지옥처럼 어려운 고행의 길임을 알게 되었으니......

더 조심하고  떠나리라

내 육신이 녹아 버리게 아름다웠던 하비 산의 상봉의 진풍경을

내 잘못으로 그만한 대가를 치루고  광경을 보았을 뿐이기에

나의  경솔함을 깨우쳐 준 솔직한 자연과 신에게 감사할 뿐입니다.


책을 쓴 사람은 아마도 오래전에 그 길을 가보고 적었을 것입니다.

세월 속에 길은 비바람 눈에 더 험 해지고 있는 것을 그는 짐작이나 했을지?

요즈음엔  생각지도 않게 어려운길을  만납니다.

새 정부가 산행 길에 쓰는 돈을 줄이는 1년 사이 많은 산행길이 막히고 말았습니다.

섭섭하고 아쉬운 일입니다.

아름다운 래디움 호수를 가다가 숲을 뚫고 가지 못해 돌아섰다고 옛 산행멤버가 가지 말라고 알려주었습니다.

풀로라 호수의 산행 길 입구 표시는 온데 간데  없어지고 산행 길은 점점 위험해 지고 있음이 안타깝다 못해 슬픕니다.


산을 좋아하는 내 인생도  얼마 남지 않는 길에 서있건만, 산행길이 어려워지니 점점 위험도 따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이 길을 멈출 수 있단 말입니까?



나는 그이상도 그이하도 알지 못합니다.


이것이 나의 길임을

내가 살고 있는 한, 나의 길임을 ......


산을 향하는 벗들이여


하비산은 그 중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내가 내려간 돌밭 길은 위험한 곳이 숨어있었습니다.

꼭 이산을 가야만 한다면 어떤 젊은이들에게는 놀이터쯤으로 밖에 느낄지 모르지만 상봉 돌산위에서  잘 보이는 왔던 길로 조심해서

되돌아가기를 바라면서 붓을 놓으려합니다.


(라이온스와 갈라지는 곳까지 1시간15분 산위전망대까지가 4시간 상봉5시간 하웨 사운드 갈라지는 트레일 6시간 웨스트라이온스 갈라지던 길 9시간 마지막 파킹 장 까지 10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이글은 코리어미디어 에 연재된 저의 글중의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