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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essay) 단편소설

물쥐(머스켓) 의 죽음

by 산꽃피는캐나다 2016. 12. 26.

 










물 쥐의 죽음(머스켓)

 

 

 

주위로 나무숲이 잘려나가면서 동물들이 살 곳이 없어져가고 있다.



근처의 숲에서 살던 카요테 가 어슬렁거리고 나무가 있는 우리 집 숲속을 찾아든다



한 달 전에는 어디서 날아왔는지 매가 높은 나무 가지에 알을 품었고 새끼들을 낳았다


.

요즈음엔 새끼들을 데리고 하늘 높이 훈련을 시키고 있다




.

매가 정주하는 동안,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밤색의 들 토끼는 한 마리도 찾아볼 수가 없다.



작은 연못에서 놀던 청동 오리도 사라진지 오래다


.

땅을 파고 놀던 들쥐도 밤낮으로 고요하기만 하다



며칠 동안 비워 논 사이 가랑잎도 날려 와 앉아 있고


,

비가 오지 않는 땅은 점점 말라가는지 잔디가 노랗게 변하고 있다.



매가 새끼들을 데리고 가버렸는지 집안이 다시 조용해졌다.




매가 안보인 뒤 며칠이 지났을까



땅 쥐가 돌아왔는지 땅을 몇 군데 파 헤쳐 놓았다.



삶은 부지런히 피하고 다시 나타난다.



잔 디 위에 사건이 벌어졌다.



잘 깍아 논 잔디 위에 커다란 물 쥐 머스캣이 얌전히 죽어 누어있었다.



대체 누구의 짓이란 말인가?



그 주위로 파리가 극성을 부려서 마음이 좋지가 않았다.



더구나 손을 대고 싶은 마음이 전연 없어 차라리 밤에 누가 치워 주기를 바라면서 



다음날 보니 생각 데로 몸은 온데간데없고 회색의 부드러운 털만 잔디위에 남아 있다.




그 북적거리던 파리도 한 마리도 없이 깨끗이 예전의 잔디의 모습이다




이틀 후에 



어찌 된 일인가?



두 번째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번장 소에서 더 숲 속이 가까운 잔디에 같은 머스캣이 얌전히 옆으로 누워서 죽어 있지 않은가?



정말 어찌된 일인가?



나의 집에서 짐승들이 죽이고 죽는 사건이 눈앞에서 이렇게 벌어지고 있다니




딸아이가 지난번 것을 이곳에 옮겨 논 것을 보지 못한 것이 아니냐고 묻는다.



나는 형사나 되는 것처럼 사건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럴 리가 없는데



파리가 들끓는 것으로 봐서 그곳에서 열 발자국 쯤 되는 곳을 못 보았을 리가 없다.



자세히 보면서 색깔과 크기는 비슷하나



꼬리가 더 긴 것 같다고 말했다


.

얌전하게 천사처럼 죽어있는 물쥐 마스캣은 너무도 부드럽고 야사한 복술 털을 가지고 있다.




단지  뾰죡한 입에 이빨이 송송 나와 있어 조금 무섭다.  부드러운 털은 만지고 싶을 정도이다.





이 짐승은 털로 옷을 만드는데 최고로비싼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어쨌든 결론은 이렇게 내렸다.




내일 다시 보자. 



이것이 밤사이 없어지면  다른 물 쥐일 것이다


그대로 있으면  다른 짐승이 이곳에 작란으로 조금 옮겨 놨을 것이고 내가 보지 못 한 것이다.



이번엔 딸과 남편과 셋이서 우편물을 가지러 잠간 집에 들렀다.



남편이 차에서 기다리는 사이 나는 물 쥐가 있는지 없는지 궁금하여 집 잔디밭으로 걸어 들어갔다.






웬 일 인가?



지난번처럼 회색의 보드라운 털만 잔디위에 흩어진 체 몸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딸과 나의 대화는 다시 시작되었다.




분명히 그것은 다른 물 쥐 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렇다면  누가 죽여서 먹지도 않고 하루를 파리가 들 끌 토록 이곳에 버려둔단 말인가?



잔디밭을 살펴보니 이곳 저 곳 심상치 않게 동물들이 파논 자국이 보인다.




땅을 파헤치고 구멍이 파진 것을 봐선 카요테 짓 같아요.



아니다 이것은  물에서 사는 물 쥐가 아니니?



물 쥐라도 땅으로 기어올라 올수 있잖아요?



그렇긴 해



그런데 엄마 희한해요



전번이나 이번이나 잠자는 것처럼 옆으로 누워 있었어요.



피나 상처 같은 것은 찾아 볼 수도 없이요





그렇다면 가요테의 짓은 아니구나!




가요테는 인정 사정 없이 입으로 물고 피와 상처를 낼 텐데요.



한번 콱 물어서 죽인 건 아닐까요?




그럼매가그랬을까요?



매는 보통 물고 달아나지 이곳에 놓아둘까? 그것도 두 번씩이나 하필이면 잔디위에다 얌전히.




상처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



물린 자국도 없다는 사실




편하게 쉬고 있는 듯한 모습이 의심스럽다.



대체 누구의 짓이람?





옆집에서 쥐약을 놓지 않았을까요?




그래 쥐약을 먹고 죽었는지도 모르겠구나


.

아니면 날씨가 너무 무더워 더위를 견디지 못해 자진했거나



요즘 이렇게 40도가 넘어가는 더위는 처음이 아니니?



엄마, 그럼 처음으로 돌아가요, 누가 가져간 것을 알아 내면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이 더위에 파리가 들 끌 정도면 맛이 영 없을 터인데요.





그건 분명 까마귀일거야




까마귀는 썩고 쓰레기도 먹어치 우는 명물이니까





우리의 대화는 계속되었다.




까마귀는 자리에서 먹어치우지 않을까요?




그리고 까마귀가 움직이기엔 너무 크고요




어쩜 살코기하나 남기지 않고 잔디가 저렇게 깨 끝 한 것을 보면




좀 큰짐승이 한 번에 움직인 것 같아요






점점 의문은 깊어져 간다.



가요테 가 그랬는지 우리 숲 속을 다 뒤 저 볼까요?




얘가 무슨 소리를 ? 지난번에 보니까 새끼 늑대가 이젠 너무 커서 저쪽에 서있는데 몸이 오싹하더라.




그러면 카요테가 죽은 짐승을 먹는지 안 좋아하는지 알아내면 좋겠네요?




그렇다고 피한자국 없으니 가요테의 짓은 아니야




나는 그것만은 분명히 알고 있다고 자부하고 싶다.




열병으로 죽거나 유행하는 조류감기거나 독약일지도 모른다.




독약이라면 불행하게도 또  그 살코기를 먹은 다른 동물 피해자가 나올 것이다.




생각이 어둡게 흘러간다




인간이 이 주위에 집을짓고  공장지대로 만들면서 자연을 파괴하고 그 숲을 다 자르다보니



이런 살상사가 일어난다는 것이 거북스럽고 미안하다.



공간이 작아 질 수 록 그들이 먹어야할 열매나 식물들은 찾을 수가 없다


 

어쨌든 우리는 이 땅 위에서



짐승이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인간이 살수있는 산의 나무와  젖줄인 강물을 지키고 열매를 키우고 동물과의 공존만이 인간도 안심하고 살수가 있는 것이다



제발 공장과 집을 작게 짓더라도 땅과 숲을 지켜야한다



열매나무가 자랄수 있게 우리가 숨 쉴수 있는 자연을  지켜야한다




이 땅의 주인이 인간만이 아니다

 


인간의 이기심,  마음대로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말 못하는 짐승이나 새나 올챙이도 이땅의 주인이고 이땅에서 살아야되니까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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