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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기(유화)

rainvow lake

by 산꽃피는캐나다 2020. 12. 4.

 

비버 휘버(Beaver Fever)

 

레인보우 ( Rainbow)호수는 해발 1,470미터 위에 있다.

어느 해는 7월에도 눈이 흰 떡가루처럼 묻어 있는 산밑에 있다고 했다.

10월 초순에 내가 그 곳을 갔을 때도 흐트러진 새 눈으로 눈썹을 보이며 치장을 하고 있었다.

깊은 가운데는 옥색이었다.

호수 가장자리에서 살랑대는 물은 그 바닥을 전부 내비치고 있었는데 다이아몬드보다도, 수정보다도 더 맑아 보였다.

이 물결의 깨끗함은 치카무스( Cheakamus)호수를 따라 싱잉패스 (singing pass) 가는 쪽에 펼쳐진 물결보다 더 신선하였다.

레벨스톡국립공원 (Revelstoke National Park) 산행에서 본 산 정상의 미로호수(Mirror Lake)의 물결보다도 깨끗하였다

아니 자스퍼에서 밴프로 가는 아이스 필드 근처의 윌콕스패스( Wilcox pass hiking)에서 본 눈 산밑에 눈 녹아 내린 물결이 바람결에 나부끼던 순결한 물결과 닮았었다.

세상의 어떤 정화수도 이 이상일 수 없다고 생각되었다.

이 호수의 물결은 생각만 해도 머리가 맑아지고 정신을 깨끗이 닦아주는 예술을 갖고 있었다.

내가 그림그리기를 처음 시작하였을때

나는 산에 다니면서 감동을 받은 곳을 그린 두 개의 그림을 집안에 붙여 놓았다.

그 하나는 칠리왁에 있는 침(Cheam) 산의 모습이다.

 

또 하나가 이 레인보우(Rainbow) 호수의 모습이었다.

물결을 깨끗하게 표현하고 싶어 온갖 노력을 다 하였다. 내 실력으로는 휴지통만 채울 뿐 마음은 채워 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물감을 지우고 범벅을 하고 칠하고 또 지우고----

그러다가 하얀 종이 위에 파란 볼펜으로 물결의 선만을 그리기 시작했다.

물결의 정갈함을 나타내 준 볼펜의 소품을 집안에 붙여 놓고 머리를 식히고 있다.

이 호수가 내 정신을 맑게 맑게 씻어 주는 것을 누가 믿어 줄까?

책을 읽다가 이 호수에서 나와 똑같은 감정을 느낀 케시 코프랜드(Kathy Copland)의 글을 읽게 되었다.

정신을 한없이 정화시키고 몸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호수라 하였다.

이 호수의 사진이 그책의 뒷장을 장식하고 있었다. 유명한 시에라 클럽( Sierra Club)의 달력에도 이 호수가 실린 것이다.

 

이 곳은 텐트 설치가 금지된 구역이었다.

짐을 진 산행 가들이 밤을 새우기 위해서는, 보다 먼, 다음 호수로 떠나야 했다.

이 물은 위슬러에 사는 사람들의 식수로 쓰이는, 목숨을 이어가는 순결한 물줄기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10월의 선선한 기후인데도, 그 곳까지 올라가느라고 우리는 땀을 많이 흘렸었다.

호수에 도착했을 때는 갖고 간 식수가 다 떨어진 상태였다. 그날따라 언제나 갖고 다니던 정수기 물병을 찾을 수 없었다.

상위에 내놓고 배낭 속에 집어넣지 않았던 것이다.

목이 말랐다. 점심을 먹고 나니 물 생각이 더 간절하였다.

수정보다도 더 맑게 살랑대는 물 속에 잔돌 모래알도 섬세하게 깨끗이 비치는 물.

위슬러 시민의 식수로 쓰이는 깨끗한 물이 눈앞에서 찰랑대고 있었다.

 

나는 빈 물통에 이 물을 채워서 정신 없이 들이키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산 위에 펼쳐진 새 눈발의 풍경화, 뒤로 솟아 있는 장대한 산의 모습,

가리발디 공원의 제일 높은 봉우리 웨지마운트( Wedgemount)의 몽롱한 모습을 보면서 하산하기 시작했다.

산수가 좋고, 변화가 많은 산길이라 마음에 굴곡을 주며 내려오는 길도 감상하였다.

올라갈 때 보았던 검은 새끼 곰을 내려오면서도 만났는데, 곰은 우리를 보자 훌쩍 나무 사이로 숨어 버렸다.

이 산행은 7시간이나 걸렸는데 지구력을 요구하는 산행 중의 하나였다.

 

책에서는 아무리 깨끗이 보이더라도 산행에서는 절대로 물을 마시지 말라고 하였다.

오늘 나는 그 규칙을 어기고 돌아 왔다.

시리도록 깨끗하여, 정신까지 씻어 주는 물이었기에.

 

나는 사흘을 복통과 설사로 시달렸다. 일 주일을 배를 안고 다녔다.

비버 휘버 (Beaver fever)라고 불리는 Giardiasis병이었다.

 

사람이 잘 안가는 곳에는 동물들이 더 많이 살고 있을 것이다.

평소에는 안 만나던 곰을 오고가며 만났듯이 그 호수의 먼저 주인은 인간이 아니고

동물들이었음을 깨달아야 했다.

 

이것은 내 잘못이었기에 여전히 나는 자연을 배우면서

그 깨끗한 호수를 마음속에 그림처럼 안고 있다.

 


15년이 지난후 에도 잊지 못하는 추억속의  레인보호수

그모습 그대로 그대로 표현할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나는 다시 oil paint 로 그려야만 했다 (2016년)

 

산여울(최윤자) 오늘은 2020년12월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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