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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my poem)

할미꽃

by 산꽃피는캐나다 2019. 7. 7.





내 나이

이제야 철이들었네


젊음은 더디게 흐르다가


이제는

푸른바다 끝자락 에

벌써 7월이 입성하였네


외로이 서서

나무나 꽃을 바라보니

신비한 세상살이


이제야 철이들었네


자연이여

아직도 살고있는 그 진실이여



미처 못한 말

가슴에 묻고  떠나신 



그사랑

흘러흘러

소나무 산언덕에

피어난 할미꽃

보고싶어라

내 나이 흘러가듯
서쪽하늘가
물살짓는 내사랑

이제야 철이들었네

이제야 철이들었네



2019년 7월6일

산여울







아래글은 2003년도 산꽃피는캐나다에 올린글의 일부입니다

내가 간직하고픈 글중의 하나입니다


 

(우리 정원에 심은 할미 꽃)

 

약속 (친 할머니)

                          최윤자


할머니와 나랑은 부뚜막에 앉아 도란도란, 짚을 불질러대었고, 연기 때문에 켁켁거리다가, 웃다가, 찔금 한 소금  눈물을 짜내기도 했습니다.

할머니와 나랑은 외풍찬 방에서, 방바닥은 뜨거워 죽을 번했습니다.

할머니와 나랑은 희미하게 졸고 있는 석유등잔 밑에서, 하나는 엎드려 이불 속에서 꼬물거리며 책을 읽고, 할머니는 입으로 실을 끊으면서 ,이거 코 좀 뀌어다오 하셨습니다.

할머니와 나랑은 논고랑을 어이 어이하며 참새를 ?i고 , 내가  도랑창에 엎어지면  아이고 하며 닦아주셨습니다.

할머니와 나랑은 윗방 콩나물 통에 물을 잘 잘 잘 붓고, 잘 크는지 노랑 콩나물대가리를 뽑아 보기도하고 , 생굴을 넣고 찐 계란을 많이 해먹었습니다.

할머니와 나랑은 맛있는 옥 고시와 산자도 해먹고, 인삼에 마늘을 넣어 약처럼 대려도 먹고, 단 팥죽도 찹쌀 알을 만들어 넣고 홀홀 끓여 먹었습니다.

할머니와 나랑은, 할아버지, 상 할아버지산소를 올라가 풀도 뽑고, 풀피리도 삐삐불어보고, 소나무 속을 걸어서 질척질척한 바닷가로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할머니와 나랑은 방학 때마다 만나는 둘도 없는 친구였습니다.

내가 시집을 가고 캐나다로 떠나온 후,   할머니에게 미안하였습니다.  할머니를 처음으로 찾아갔을 때, 할머니는 돌아 앉아 눈물을 치마 끝으로 닦아내셨습니다.

“이젠 가면 또 언제나 볼거나?”

“또 오면 되지요” 

“그렇게 자주 올 수 있간 디?” 

“제가 약속하지요.”

“멀리 시집보내니 보지 못해서 속이 내 속이 아니구먼......,

  내 생전에  다시 오기는 힘들 것이지......”


  나는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였습니다.

 

      할머니 살던 심연 속엔

      흰 구름 떠다니는 돛배가 있고

      그리운 바다 가 노래를 하네.


      앞 도랑 뒷도랑 흐르는 물은

      풀잎 앞에 가슴 돌 씻어다놓고


      할머니 다니던 논고랑 밭고랑에는

      아직도 나의 수심  흘러 나리네 .


      할머니는 장 뚝 뒤에 봉숭아 심고

      소녀는 긴긴밤 물을 들였소.


      할머니는 앞뜰에 꽈리를 심고

      소녀는 불며 불며 쫓아 다녔소.


      할머니는 토방 위에 사랑을 심고

      소녀는 토방 위를 싫건 밟았소.


      흰 구름 동동 떠

      하늘가 가고

      흙더미 위엔

      풀꽃들이 또 다시 피어나거늘

      할머님이 불어내는 입김인가요?


      할머니 속마음이  피어나는 것  같으니

      입 맞추고, 볼도 비벼보고요......,


      내 풀꽃도 하나 꺾어 놓고 가오니

     

      저 꽃씨 떨어져

      이 꽃씨 떨어져


      밤이슬 방 울 방울 나누어 마시고

      별빛 하늘 떨 기 떨기 나누어 이고


      풀꽃하나

      또 하나......,

      소근 소근  같이 피어나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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