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저서 my book산꽃피는캐나다

알라스카 하이웨이

by 산꽃피는캐나다 2008. 2. 1.
 

알라스카 하이웨이

 

                최윤자

18일간의 여행중 (길어서 )며칠을 이곳에 올려보았습니다.

사진83 모터홈

사진164 알라스카하이웨이


                


  알라스카 하이웨이는 여름밤에도 환한 빛 이 있었습니다.

 알라스카 란 거대한 땅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상상할 수 도 없이 펄 쳐진 그 대지위로 길이 나있습니다. 그 길의 이름이 알라스카 하이웨이인 것입니다.

 알라스카엔

 높이 선 산봉우리 ,끝도 없이 우렁차게 흐르는 강물이며, 거기엔 5000개 의 얼음이 흘러내리는 글래시어가 있습니다. .

 30,000 게의 옥 같은 호수 , 얼어붙은 호수가 있다고 했습니다.

 알라스카에는 30,000도 넘는 곰이 살고있으며 카리부가 사람보다 더 많이 살고있습니다.

 바다 위엔 빙산의 숨소리가 들립니다.  배를 타고 가면서 보면, 빙산은 쉬지 않고 바다 속으로 광음을  내면서 떨어져 장관을 이룹니다.

 흰머리 독수리의 명쾌하고 날렵한 날개 짓이 하늘 속으로 높이 나르지요.

 얼음이 둥둥 떠있는 바다에서 뿜어내는 분수 같은 물길은 고래의 숨통에서 새어 나오며  자유로운 고래의 헤엄에서 우리는 이 영물과 같이 이 지상에  살고 있음이 영광이요 감동입니다. 왜 고래 한 마리가 죽으면 사람이 그렇게 난리를 부리는지 그것을 알 것 같습니다. 배를 타고 가자면 물 속에서 뒤집어지며 아양을 떠는 오또새의 몸짓이며 물개들의 미끄러운 인사를 받게 됩니다.

 벼랑에 흰 눈이 쏘다져 내리는 것은 눈이 아니고 셀 수도 없이 많은 흰 새 떼들이었습니다.

 툰두라의 넓은 평야에서, 처음으로 그렇게 큰 그리질러라는 무서운 부라운 곰을 보고 그 한 가지만으로도 알라스카가 특별한 곳으로 느껴졌습니다.

왜 이리도 추운 장소에  동물이 사는 지 알 수가 없습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 속엔 큰 연어(킹 셀몬)들이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멕킨리산은 높이 치솟은 산봉우리가 순백색으로 하늘과 땅 사이를 지표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면적의 5분의 1에 해당되는 이 땅에 인구는  1% 정도가 살고 있습니다.

알라스카로 가는  길은 캐나다에서 시작하여 끝없는 대지를 양편에 끼고  먼 지평선을 만나듯 연결이 되어있습니다.   


 1970년대 한국을 떠나 무지의  나라 캐나다로 향할 땐 우리에게 젊음과 용기가 있었습니다.

 1980년대 복스바겐 켐퍼로 하루에 7-12시간을 운전하여 벤쿠버에서 미국 서부 중부 동부 뉴욕까지 미국이라는 땅덩어리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충분히 시찰하고 16000 키로 미터이상을 돌아오는데 만 29일을 소비하였습니다. 그때도 우리에겐 청춘과 건강이 있었습니다.

 1990년대 남편은 나이를 근심하고 유수와 같이 흐르는 세월을 한탄하였습니다.

 남편이 나이가 더하기 전에 꼭 운전하고 가고 싶어하는 데가 있었는데,  유명한 알라스카 하이웨이였던 것입니다. 우리는 다리가 붓고 허리가 휘일 정도로 열심히 일을 하여서 경비에는 걱정이 없으나 아이들이 아직  학교를 다니므로 장사를 끝내는 대는 큰 결단력이 필요하였습니다. 우리는 상의하고 고심하였습니다.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없이  남편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하였지요. 평균 수명상 여자가 오래 살고 나는 남편보다 몇 년은 젊어서 더 살 것이  거의 확실하므로 ? ......

 일단 사업체만 팔고 세를 받기로 하였습니다. 그 다음 아이들이  지내던 아파트를 팔아 모터 홈 을 새것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여름을 기다렸습니다. 알라스카 하이웨이와 벤푸 쟈스퍼를 달리기 위하여 모터 홈을 제일 많이 예약하는 사람은 독일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산 모터 홈 차 상점에서도 우리가 알라스카를 갔다온 뒤에, 여름동안에 10,000불 정도를 벌어 줄 수 있으니 자기들에게 차를 다시 빌려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마당에 서있는  많은 차들이 다 외국인들에게 일년 전부터 예약이 다 되었다는 것에 우리는 놀랬습니다. 우리도 오랜만의 휴가이니 여름 내내 여행을 다닐 것이라며 그 곳을 떠났습니다. ( 알라스카하이웨이를 가자면 충분한 여관 시설이 없기 때문에,  여관이 있는 곳에도,  가격이 비싸므로 잠을 잘 수 있도록 차를 준비하여야합니다.)

 직업도 처분하고 집도 한 채 팔아서까지 준비하게된  여행을 명목상 딸의 고등학교 졸업 축하여행이라 이름지으니 딸이야 어떻게 생각하든 내 마음은 더 가벼워지고 신이 났습니다. 번쩍번쩍한 차 는 24 휘트 의 길이에 여섯이서 잘 수 있는 침대가 있고 부엌시설에 마이크로오븐과 냉장고 변소 목욕실  TV 에어콘등이 있고 쉴 때는, 그늘을 만드는 텐트까지 돌돌 말아서 꼭대기에 붙여진 것이었습니다.

 K선생님부부와 우리와 딸아이까지 5 섯이 희망에 찬 알라스카 여행길에 오르게 되었으니 이날이 1997년 6월 27일 금요일 아침 10시였던 것입니다.

자 ! 떠나자 ! 고래  잡으러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 ~~~의 노래가 아니고, 그런 시원한 심정으로 알라스카로 브릉 브릉 엔진을 밟았던 것입니다.

~~~~~

 3일 *6월29일

 아침에 일찍 문을 여는  A&W에서 간단한 식사를 하였습니다.  하루 중 아침은  시간을 절약하기 위하여 사먹기로 하였습니다. 알라스카가 0 으로시작되는 다산크�( Dawson Creek)으로 가지 않고  피스강(Peace River) 위에 있는, 사람이 만든 가장 큰 호수 428킬로미터로 긴  윌스톤호수(Williston Lake)과 베넷댐 ( Bennett Dam)을 보기 위하여 허드슨호프(Hudson`Hope)로 달렸습니다. 차가 잘못하면 지옥행을 할 것 같은  상봉으로 길이 올라가고 파노라마식으로  산으로 둘러싸인 커다란  호수와 댐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산을 내려가니 거기서부터는 넓고 넓은 평야가 나왔습니다.

 포트샌 죤( Fort St John)이라는 곳은 오일을 파내는 큰 도시로,  평야 위 에 중장비회사나 공장 모텔과 호텔로 시내를 메우고 있었습니다. 겨울에 바닥이 얼면 늪지대로 중장비를 끌고 들어가서 오일을 파기가 쉬우므로 겨울에 돈 벌려고 온 사람들로 호텔 모텔이 차는 도시였습니다. 이 곳에는 잘 아는 친구가 모텔을 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부터 포트넬슨( Fort Nelson) 까지는 막막한 대지 위에 활주로를 만든 것 같은 길 하나가 지평선너머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이 길이 다산크릭에서 시작된 알라스카하이웨이 이며 마지막도시는 미국 땅 훼어뱅크(FairBanks)로 끝이 납니다. 우리는 대망의 먼 영토에 와 있는 느낌이 듭니다. 지구상에 이렇게 넓은 땅덩어리가 사람의 흔적도 없이 길 한 폭으로 연결된 것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이 길은 1942년 일본군의 침략을 막으려고 군대를 동원해서 초속도로 만들어진 길입니다. 이 넓은 땅을 보고 느끼는 감회는 무엇인가요? 일본이 왜 그런 무지한 전쟁을 하려고 하였는지를 생각하게되었습니다.   인간이 뿌렸던 파이오니아 정신이 어디에서 왔는지도 이 땅이 대답해줍니다. 인디언과 백인이 사이좋게 지내지 못하고 배반과 죽음만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나대로의 해답도 얻게 되었습니다.

 작은 섬 같은 한국을 쥐고 왜 갈라놓고 휘 들르는지? 대답이 정답이던 아니던 상상과 이해력으로 머리에 거미줄까지 친다는 것입니다. 미국인과 한국인의 생각의 차이를 발견하게 되는 땅입니다. 이 여행 후에, 많은 사고를 늦게나마 가지게되었습니다. 전에 가졌던  사상과 관념이 지워지고 새로운 영국인과 미국인과, 캐나다인의 발견이라든가, 인간의 욕심과 자유주의 사상과, 세상의 흐름을  발견한 샘입니다.

 ~~~.

 사실상   알라스카로 떠날 때만 해도 우리는 정년퇴직을 한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돌아와서 다시 일할 기회가 주어졌을 때,  거리낌없이 많은 나이에 다시 일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순전히 돈 때문에 돌아 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건강 때문에 돌아 온 것도 아니었습니다. 우리 나이에도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어떤 능력을 얻은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세월과는 아무 관계없이 편안하게 내일을 이끌어 감을 느낀 것입니다.  이것이 무한한 능력을 주는 알라스카하이웨이의 가르침이라고 생각합니다.

~~~~~~


 13일 *7월9일

 아름다운도시 헤인즈 (Haines)로 간다니 마음이 들떠서 아침 일찍 일어났습니다. 계속 드라이브를 하여서 다시 캐나다 국경을 넘어 쿨레인국립 공원에 이르게되었지요. 길고도 색채가 고운 호수를 지나면서, 솔디어 섬밑 (Soldier`Summit) 을 기어올라갔습니다. 길을 놓을 때 시간을 줄이기 위하여 양쪽에서 일을 시작하였다합니다. 북쪽에서 길을 놓으며 내려오던 불도져 소리와 남쪽에서 올라가던 부대들이 서로의 불도저소리를 듣고, 반갑다고 숲 속에서 춤추던 곳이 바로 솔디어섬밑(Soldier`Summit) 이고 , 마지막으로 같이 뚫었던 곳입니다. 서로 손 벽 치고 감격할만한 곳이지요. 이곳이 알라스카 하이웨이 개통식 하는 장소로 정해졌습니다. 산 위로 20분 정도 올라가면 기념비가 세워진 곳으로 쿨레인호수를 지나면서 하이웨이 상에서 보이는 언덕 바위 위에 있습니다. 환상적인 바다같이 넓은 쿨레인 호수 전면이 내려다보이는 곳입니다.

 여기서부터 헤인즈로 가는 길은 무시무시하였습니다. 하이웨이 상에 정말 가 도 가도 아무도 없고 깊은 산과 깊은 계곡으로 들어가기만 하니 무서울 수 밖 에요...... 한때는 구름이 몰려와 온 계곡을 휘 덮다가 없어지니 그것도 무서웠습니다. 험하게 펼쳐진 산봉우리 사이사이로 글레시어가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저녁은 오는데,  미국 국경이 닫혔으면 밤을 어디서 어떻게 보내야하나요?

 산밑에 정착하고있는 모터 홈 하나를 만났을 때 그 반가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요? 구세주가 따로 없고 여기에선 인종도 가리지 않고 우리와 같은 인간임을 알았습니다. 거의 하루 종일 달리다가 이젠 캠퍼를 하나라도 만나서 안심이 된 데다가 밤길도 환하니, 계속 달리기로 하였습니다. 길은 점점 좁아지더니 검문소 같은 국경이 나왔습니다. 한참을 기다리니 사람이 나와서 친절하게 그냥 가라고 합니다.

 계곡은 흐르다가 바다를 만나고 집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젠 헤인즈에 왔구나! 캠퍼도 보이고 어두움이 이젠  무섭지가 않습니다.  해변 가에 붙은 캠핑 장으로 들어가서 살금살금 빈자리에 차를 세우고 ,  한밤중이므로 돈은 아침에 내기로 했습니다.


 14일 *7월10일

  바닷새들이 빽빽거리며 울고 날아서 잠이 깨였습니다. 상쾌하고 화창한  바닷가의 아침을 맞이하는 마음은, 산 위에서 새벽 해를 보는 심정입니다.

 알라스카의 가장 아름다운 항구도시를 보려고 미국국경으로 들어갔다 나왔다하면서 수선을 부려 바닷가의 새벽을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서 보니 새들이 수면을 나르며 물에 머리를 뒤집어 넣고 재주를 부리며 세수를 하고있었습니다.   웨이트레스는 맛있는 빵과 향기 나는 커피를 딸아 주었습니다. 푸른 기상의  아침바다를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곳에서 가까운 호수의 공원을 들리기로 하였습니다.

 절벽 밑으로 길이 나 있습니다.

 길옆으로 강물이 바위에 굽이치며 흘러가고 있습니다.

 강물 속에는 여행자들이 물 속에서 훌라이 휘시로 춤추는 연어를 땡 기며 신나게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쇠창살로 막아놓고 세운 기둥엔 오늘까지 잡아 올린 연어가 16000마리라고 적어놓고 있었습니다.

 강을 따라 올라가니 눈빛 맑은 소녀 같은 호수가  있었습니다.

헤인즈의 산맥은 병풍처럼 둘러서 있고 높은 산봉우리가 눈앞에 서 있는 듯 감명적입니다. 흰 모자에 흰 블라우스를 걸쳐 입고 초록과 남색치마를 입고 있는 정결하고 수려한 산 모습에 마음이 황홀합니다. 도저히 산을 오르지 않고는  길을 떠날 수가 없습니다.  산은 이곳의 입구에 들어오면서부터 인상적이었고 청초한 하늘과 맞닿아 멋을 부리고 있었습니다.

 리레이산(Mt Riley)으로 향하였습니다. 산의 입구 찾기가 어려워 헤매었으나 잔 소나무 속으로 샛 길을 찾아내었습니다.  사정없이 뛰어 올랐습니다. 2시간 반만에 잣나무가 없어진 듯한 상봉에 오르기까지는 땀이 비 오듯 하였습니다. 사방팔방으로  눈 산의 화려한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산은 깨끗하다 못해 화려한 색채를 지닌 것처럼 보입니다. 봉우리 사이엔 글레시어가 폭포수 속으로 쾅쾅 광음을 내며 떨어지고 있습니다. 산과 산 사이에 펼쳐있는 바다는 움직이지 않는 비단입니다. 이제 막 대림 질이 끝난 청록색 천이 널려있습니다. 걸려있는 구름사이로 햇빛이 쏘다져 나와 바다의 한편은  토해내고 있는 은색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


 16일 *7월12일

 오늘이 떠난 지 보름하고 하루가 더 지났습니다.

 아침 5시 반에 일어나 밥을 사먹을 데가 없어 해 먹느라 7시에 출발하였습니다.

 날씨가 뜨겁고 귀까지 멍멍하고 어지럽습니다. 길은  먼지투성이고 여기까지 오면서 유리창은  덕 테이프를 세 개나  붙였습니다. 세 번이나 돌에 맞아 깨졌다는 결론이지요. 다행히 유리창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 고마울 뿐입니다.  길이 군데군데 아스팔트를 고치느라 먼지투성이입니다.  조금만 더 가면 리아드라는 온천장을 다시 만나게 됩니다.

 언제 또 올 가 싶어 맘껏 놀다가 가야겠습니다.

얼마 전 신문엔, 이곳에서 곰과 사람과 자리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아이들을 보호하려던 엄마가 죽고 도우려던 사람이 물리고, 여행객이 총을 가지고 나와서, 곰을 죽여서 끝이 났습니다. 이곳은 사슴도, 곰도, 사람도, 식물도, 물고기도 모두 좋아하는 곳이라, 곰에 대한 주의사항을 지켜야합니다.

 사냥하는 친구의 남편으로부터 들은 동물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산을 가다가 자연온천이 있는 곳에서 무스를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돌아다니다 뼈가 쑤신 동물들이 오다가다 들리며 물을 마시고 관절을 푸는 곳...... 그 곳에서 영락없이 찾아드는 동물을 잡기가 가장 쉽다는 것입니다. 불쌍한 동물을 생각하면 친구가 준 고기가 목에 안 넘어가서 아직도 냉장고 속에 있습니다. 아주 배고프면 그때 먹어야겠습니다.

하이웨이를 달리다보니 이번엔 스톤쉽(Stone Sheep)이 할아버지에서부터 귀염둥이손자까지  나와서 아스팔트 위를 핥고 있습니다. 소금기와 같이 자동차기름이나 먹어 몸 상할까 걱정이 됩니다.

 엄마 무스와 새끼 무스가 사이좋게 물 속에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가에 발을 담그고 쉬고있는데 월프( Wolf)가 산밑으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훠트넬슨( Fort Nelson)에서 좋은 캠프장을 찾아 지친 몸을 쉬기로 하였습니다.


 17일 *7월13일

 아침 7시에 출발하여 끝도 없이 펼쳐진 길을 달립니다. 지나가는 구름의 모습도 지나가는 바람의 모습도 이 대지 위에선 신선하고 자유롭습니다. 집 생각이 납니다. 두고 온 강아지가 보고 싶습니다. 아들 녀석도 그립습니다. 집이 가까워 오는 까닭인가요? 여행을 하면서 일주일은 너무 짧고 10일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보름이 되면 집이 그립지요. 집이 좋던 안 좋던 우리의 몸이 집의 잠자리를 기억하고 그리워한다고 합니다. 사실인 것 같습니다. 한 이틀만 더 달리면 집에 갈 것입니다.

 어느 사이 또 한번의 유리창이 돌에 맞은 것 같습니다. 차가 말이 아닙니다. 그래도 달립니다. 이젠 포트 센죤을 지나고 닷산크릭도 지나서 그랜패리로 가고 있습니다. 이 도시도 오일로 이루어진  도시일 것입니다. 팀 홀튼에 들려 도넛과 커피를 마시고 힌톤으로 해서 자스퍼로 들어가는 지름길이 지도상에 보여서 그 길을 택하기로 하였습니다.

 허나 이게 웬 일인가요? 길이 점점 어수선하고 포장을 고치느라 말이 아닙니다. 되돌아가기는 이미 너무 멀리 달려 왔고 답답하고 가슴 조이는 일입니다. 거기다가 물 사태가 터졌습니다. 앞에 가는 차들이 물 속을 해 매며 건너가고 있습니다. 다행히 추럭 한대가 중간에 서서 고맙게도 안내를 해주고 있습니다. 기다리고 있는 사이에 물살은 점점 세어지고 있습니다. 경찰이 와서 길을 못 가게 막기 전에 건너가야 할 것인데 일초를 다투는 시각입니다.  다행히  건너게 되었습니다. 야 하고 환성을 질렀습니다. 아마 건너지 못하였다면 우리는 그 먼지를 다 쓰고 하루 종일 온 길을 되돌아가야 했을 것입니다. 하늘이 도왔습니다.

거기에서 배운 교훈은

 “군자는 대로 행이라”

는 말을 다음엔 명심하기로 하였습니다.

 쟈스퍼에 있는 한국 식당을 찾아 저녁을 먹고 자스퍼 캠프장에서 하루

밤을 보내기로 하였습니다.


  18일 *7월14일

 벤푸로 가는 길을 신나게 달려서 루이스 호수 (Lake Louise) 에 도착하였습니다.

 책방에 들려 책 두 권을 사고 이리저리 돌아보았습니다.

 루이스 호수는 복잡하지만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옛날의  원시적인 아름다움이 더 그리워지는 곳입니다. 우리가 처음으로 이곳을 방문했을 때가 1974년  이민 온지 일년 후였습니다. 한국에서 그림으로만 보았던 이 호수를 찾으려고 말도 안 통하던 시절 애를 태웠던 때가 생각이 납니다.  호수는 조용한 그림이었습니다.

 처음 본 순간부터  호수에 마음을 잃었습니다. 내가 딸을 낳았을 때 가장 아름다운 호수의 이름을 기억하였고, 딸의 이름은 루이스가 되였습니다.

 한국에서 이 이상한 청 옥색 호수와 눈 산을 실제로 보기 위하여 여기까지 이민을 왔다면 누가 믿을 것인가요?

  지금 사랑스런 딸 루이스 를 데리고 루이스 호수에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옛 시절로 돌아가 본다는 것도 행복한일입니다.

  골든 (Golden)을 지나서 레벨스톡(Revelstoke)을 지나 그 장장 거리를 쉬지 않고 달려 밤중에 집에 도착하였습니다. 집으로 들어서니 우리 강아지가 울면서  울면서 펄쩍 펄쩍 뛰며 우리를 맞이하였습니다.


 알라스카 하이웨이의 여행은 희망의 여행입니다.

 쉬운 여행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어려운 여행도 아닙니다.

인생의 길 같은 여행이라고나 비유 할 가요? 나는 이 여행이 다른 여행과 조금 차이가 있음을 알게되었습니다.  여행 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생각을 더해 주는 여행입니다.

3년이 지난 지금 이 여행의 의미를 더 깊이 깨닫고 있습니다. 적어도 나에게 힘과 용기를 주었던 여행이고 이것이 나이와 관계없이 계속된다는 것입니다. 나는 유럽여행에서 중국여행에서 미국여행에서 사람들의 역사와 그 많은 것을 보고  희생 속에 세워진 무지한 인간역사에 가끔 실망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없는 알라스카 하이웨이의 막막한 대지를 달리고 난 뒤 더 많은 것을 생각하고 용기를 얻었습니다. 

이 땅은 이상하게도 우리에게 삶의 두려움과 걱정을 지워버립니다.  

새로운 삶과 자유의 길을 보여 주는 길

알라스카 하이웨이

알라스카 하이웨이.....

(5월31일-7월12일2001년 벤쿠버 코리아나 신문 Koreana News)

산꽃피는캐나다중에서

'저서 my book산꽃피는캐나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꽃  (0) 2008.03.07
제네랄 셔만(General Sherman)  (0) 2008.02.20
행복한 선물 (나흘간의 산행기)  (0) 2008.01.21
호수가에 내린 눈  (0) 2008.01.13
산의 교향곡  (0) 2007.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