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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기(유화)

pitt lake

by 산꽃피는캐나다 2021. 9. 17.

)

유화 2005년

 

(핏 호수의 수필)

 

 슐맥, 산맥, 인맥

이 글 속에서 나오는 슐맥 산맥 인맥, 이 나에겐 모두가 흥미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사람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부를 누리고 싶다.

더불어 자연과 더불어 아름답게 살아가고 싶고 길게 장수하고 싶은 욕망이 깊은 마음바닥에도 깔려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순수하게 알고 느끼고 싶다.

한 인간이 평화로이 살아가는 마음 의 기준은 어디에 둘 것인지?

핏 호수의 방문은 자신이 생각하며 노력하며 확보하는 것이라는 것을 배우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슐맥 이야기(금맥)

 

지금부터 100년이 더 넘는 1890년도의 핏 호수 뒷산에 펼쳐있던 금맥의 이야기이다.

인디언들이 살고 있던 땅에 원주민 슐맥이라는 60세 되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그때 당시 밴쿠버의 큰 시내였던 뉴웨스트민스터에 어디서 구했는지 호두알만큼이나 큰 순 금 덩어리를 보따리로 가지고 나타났다.

어떤 때는 일주일을 어떤 때는 한 달 두 달을 자취가 없어졌다 가 다시 순금 덩어리를 들고 나타났다. 인디안 어여쁜 처녀는 하녀로 계약을 하고 그와 같이 핏 호수로 떠나가기도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가 데려간 백인 여자 셋과 인디안 하녀 5사이 행방이 묘연해진 것을 알게 되었다.

의문 속에서도 증거가 없어 소곤소곤 소문만 퍼져나가는 중 다른 부족 인디안 두 사람이 카누를 타고 핏 호수로 숨어들게 되었다.

그 중 한사람이 카누에서 내리자마자, 수풀 속에 있던 술맥이 그대로 총을 쏘아 숨지게 하였다.

카누에 숨어 살아남은 인디언이 도망하여 이일이 알려지자 슐맥을 감옥에 넣었다.

한 인디안 여인이 금을 한 보따리를 카누에 싣고 급하게 법관에게 달려왔다.

슐맥을 죽이면 금광도 다 뭍혀지고 하니 이 금을 다 받고 슐맥을 제발 살려 달라고 애원 애원하였다. 허나 법정은 성급하게 서둘러서 이사건의 막을 내려버렸다.

이로 인하여 이 술맥이 사형당한 기사가 미국신문에까지 실리게 되었다.

슐맥이 감춰둔 금광을 찾기 위하여 용감한 사람들이 이 핏 호수의 산맥을 향하여 소리 죽여 길을 떠나기 시작하였다.

이곳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사람들 중 ( 솟웰 해리글로, 볼케니 브라운 등) 생사의 소식이 끊어져 버린 수자가 많아져 25명에 이르게 되었다.

드디어 소문이 확대되자, 핼리곱터와 3사람의 전문 탐험대가 동원되어 10일 간의 탐험이 시작되었다. 열흘을 다니면서 죽음의 산이 보도되었다. 인간의 손이 닫지 못한 무지의 깊은 산은 낭떠러지 계곡과 미끄러운 돌, 급경사에 가파르고 안정된 지역이 아니었다.

거기에 날씨의 변화가 심하여 순식간에 손발이 얼어붙을 정도로 기온이 급 강 하였다.

보기엔 평화로이 덮인 눈, 보드라운 눈 속에 감춰진 글레시야 밑으로는 얼음이 갈라져 잘못 디디면 지옥으로 통하고 있었다. 이곳엔 산 염소를 잡아놓고 아직도 먹지 않은 것이 있었고 무서운 그리질리 곰이 살고 늑대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금을 찾다가 돌아오는 산길에 얼어 죽은 사람이 발견되었다.

금을 캐던 장소도 발견되었으나 사람들은 찾을 수가 없었다.

 

산맥 이야기

 

지금도 이곳은 겨울이면 호수 너머로 눈 덮인 산봉이며 주위를 가르는 협곡이며 말할 수 없는 대자연이 호화경치를 이루고 있다.

 

흘러간 100년 전 금맥의 이야기를 모르는 듯 핏 호수는 아직도 그림처럼 아름답기만 하다.

핏 호 수 앞에는 핏 폴더라 하여 넓은 늪지가 새의 서식처로 보호 받고 있는 곳이다.

이 서식지 옆으로 산행길이 열린다.

봄날이면 가족들이 호수 앞으로 펼쳐진 늪지대의 뚝 위를 자 전거를 타고

멀리 멀리 돌아다닌다.

독수리의 날개 짓에서부터 백조, 매, 오리, 여러 가지 작은 새들이 산 듯 산 듯 낮은 숲 속으로 날라 든다. 이곳에는 봄이면 백조들이 새끼를 낳으려고 먼 숲 풀 속에 조용히 앉아 있는 것도 볼 수 있다. 호수 속에 주위의 깊이를 알리려고 밖아 논 기둥 위에 독수리가 집을 짓고 새끼들이 고개를 내밀고 어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 참으로 경이로운 풍경이었다.

하루는 호수줄기를 따라 카누를 타고 노를 저어갔다.

신선한 진초록 풀들이 머리를 풀고 미역처럼 하늘거렸다, 강줄기를 따라 숲의 들창을 내다보면서 평화로운 자연 풍경에 물씬 도취되었다. 카누를 호수기슭에 메어두고 가는 길엔, 계곡사이로 맑은 강물 이 흐르고 있었다.

가끔 펼쳐지는 모래바닥엔 흐트러진 풀잎이 소곤거리고 큰 나무 잎사귀들이 너풀거리며 강가에 그늘을 지우기도 했다. 흐르다 멈춘 초록빛 깊음 속으로 젊은이들은 높은 곳으로 기어올라 두레박처럼 철벙 철벙 낙하하기도 하였다.

돌무더기 위로 폭포수가 신나게 쏘다지는 곳에서 우리도 쉬기로 하였다.

사람들이 바위 곁에 앉아 흐르는 물결을 한줌 쥐어 아 차차하며 얼굴을 비벼대고 얼음 같은 물속에 발을 넣기도 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곳을 종착역으로 되돌아가는 듯하다.

이곳은 핏호수가 도라지 뿌리처럼 양쪽으로 갈라져 나가는데 잔뿌리 쪽인 왼쪽을 카누를 타고 간 곳이다. 바른쪽 긴 뿌리 쪽으로 간다면 호수가 25키로 미터나 더 펼쳐 있다.

스피트 보트를 타고도 멀리 멀리 더 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호수 뒤로는 그 아름다운 금맥의 계곡이 펼쳐지고 눈 산맥이 이어질 것이다.

 

인맥이야기

 

말없이 조용한 그 분이 짓는다는 집은 호수 마지막에 있다고 하였다.

트럭 뒤에 항상 21휘트나 되어 보이는 배를 달고 다니는 이 두 사람은 아버지와 아들이다.

일주일에 한 두 번씩 가스를 채우기 위하여 우리 주유소를 방문하였다.

 이 배를 어디에 띄우십니까? 하고 남편은 물었다.

코퀴틀람의 핏 호수로 갑니다.

거길 자주 가십니까?

그 곳에 집을 짓고 있거든요

아 네,

저도 핏 호수에 카누를 타고 가서 하이킹을 한 적이 있는데 보통 아름답지가 않았어요.

그분이 집 짓는 곳은 우리가 간곳이 아니고 바른쪽으로 호수가 25키로 미터의 길이로 펼쳐 있는 가보고 싶은 바로 그 곳이었다. 스피드 보트로 30분 정도 달려서 23키로 미터 지점 에 긴 호수가 막을 내리치는 벼랑에 집을 짓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 옛날 술맥이 금을 숨겨두었던 그 산맥의 입구일지도 모른다.

슐맥의 이야길 들으셨나요?

예 잘 알고 있습니다.

역사에 묻힌 이야기이지요.

알고 보니 그곳을 핼리콥터로 조사하던 사람이 바로 옆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어마나, 그런 일이요?

그곳이 너무 좋아 집을 짓은 것이지요.

 막 상 집을 지으려니까 배로 재목이며 물건을 하나하나 나르는 일이 제일 어려워요.

 직업이 건축가이신가요?

 영화계 세트를 짓는 일을 좀 했었지요

 짓고 있는 집을 한번 구경 할 수 있을까요?

 아직 짖는 중이니 다 건축되면요

 우리는 일 년을 기다리고 이년을 기다리고 삼년을 기다렸다.

대체 얼마나 큰 집이길 레 그토록 오래 걸릴까

풀리지 않는 단추 속 같은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아주 큰 집인가 봐요

아뇨 1400 스퀘어휘트 정도 됩니다.

보통 집들이 2000스퀘어휘트는 넘는 데 작은집이 그토록 오래 걸린다면 ?

재정이 부족하여 돈을 벌면서 짖는 집일지도 모르기에

남편보고 더 이상 묻지 말고 좀 더 기다려보자고 하였다.

 날씨가 화창한 봄날, 드디어 우리는 그분의 차를 타고 보트를 타고 신나게 물살을 가르며 핏 호수를 달리고 있었다.

스피드 보트를 타고 30분을 달리며 구경한 핏 호수가 밴쿠버 내 코퀴틀람에 있으면서 이렇게 아름다우리라고 는 상상도 못했다.

호수의 23킬로미터 지점인 커쿠스포인트

앞에는 600휘트나 깊은 호수가 푸르디푸른 물결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 물결 위로 70휘나 된다는 높은 바위 덩어리가 치솟고 있었다.

그 뒤로 멀리 보이는 눈 산은 아마도 그 유명한 슐맥이 금을 찾던 산맥들일 것이다.

깊은 호수 가로 솟아난 바위들의 주변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몇 채의 집들이 높고 낮게 바위등위에나 그 사이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중 제일 높은 바위 위에 새집이 세워지고 있었다.

배에서 간신히 내려 바위위로 지그재그로 돌아 만든 나무 계단 밑으로 서슬하게 깊은 물을 보며 아슬아슬 올라가기 시작했다.

 대체 계단수가 몇 개나 되나요?

 난간을 꼭 잡았다. 아래를 보면 다리가 떨리고 무서운 계단이다.

 98개단 이지요. 여섯 번을 돌아 오르게 됩니다.

 첫해는 이 98개의 계단을 신축하는데 일 년이라는 시간을 다 보내었는데 둘이서 하기엔 참 힘든 작업이었습니다. 

 바위 위에 쌔기를 박고 일층 기둥을 올리고 나무를 돌리는데 다시 일 년을 보내었다고 하였다. 온몸에 밥줄을 둘둘 말고 공중에 떠서 지붕을 올리는데 다시 1년을 소비하였다고 하였다

지금 돌아보니 자신도 어떻게 할 수 있었는지 상상이 안 된다고도 하였다.

 이집은 79세 된 아버지와 50세 되는 아들 단 두 사람이 짓는 집이다.

 4년째 들어가는 집은 난간에 서면 무서운 바다위에 떠있는 것 같았고 페인트도 칠하지 않은 채 신선한 송진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스토브에 커피를 데우며 미소하는 조용한 이 용감한 사람 앞에 무어라 말을 해야 할 지 좀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어쩌면 파이온이어 정신을 가지고 온 캐나다 개척자의 용감한 후손일 것이라는 생각만 머리에 떠올랐다.

우리가 보지 못한 그 옛날에 이 나라가 이런 사람들이 모여서 세워졌고 우리 같은 이민자도 불러들이게 된 것이구나 하고 짐작할 뿐이었다.

집은 언제쯤 끝날 것 같은가요?

 페인트를 곧 칠하려고 합니다.

 아름다운 나뭇결로 된 높은 천장을 바라보며 그분은 벽을 자랑하였다.

  벽에 댄 지부 록은 한 장 한 장 씩 98개단을 누가 옮겼는지 상상이나 하시겠어요??

 설마 아버님은 아니시겠지요?

 사실 어떤 날은 이 한 장을 옮기는 것으로 아버님은 그날의 일을 마치시기도하셨지요

 지금은 난간이 있어 안전하지만 물건 나르는데 거추장스러운 문제가 있어 난간도 없는 상태로요 가끔 돌아가는 코너부분에만 난간이 있었지요.

간을 집고도 지옥으로 떨어질까 눈을 감고 싶었던 그 98계단을 79세 된

아버지가 그 무거운 지부 록을 혼자서 지고 올라갔다니 …….

내 머리로 더하기 빼기 곱하기를 하고 나누고 뒤집어도 상상하기 어려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할 가?

 혼자된 아버지와 서로 의지하며 딸 하나를 대리고 살고 있는 조용하고 참신한 사람이다.

아내와의 뜻밖의 이별, 남겨진 어린 딸에 대한  속 깊은 정 이야기를 들으며 내 눈가에 도 눈물이 맺히려했던 순간, 나는 호수위로 떠있는 백조들의 모습으로 눈길을 돌리었다.

어디서도 흔히 본적이 없는 백조들이 호수가로 하얗게 조용하게 떠있었다.

 

돌아오는 뱃길위에서 본 핏 폴더의 풍경은 조용하다 못해 사물이 숨도 안 쉬고 멈춘 듯 한 풍경이었다. 밴쿠버에 이렇게 잔잔하고 그림처럼 조각처럼 아름다운 넓은 호수는 일찍이 본 기억이 없었다.

멀리 안개 속에 펼쳐지는 핏 호수는 조용한 한 폭의 동양화였다

 난 이집이 아버님의 마지막 작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지요

혹시 사람이 목적이 있고 끝내야할 일이 있을 때 그 일이 끝날 때까지는 인맥을 늘인다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심각한 우수에 잠긴 그분의 말을 알아차리는 데는 잠깐 시간이 흘러갔다.

 그럼 그래서 집짓는 속도가 느려지고 있었나요?

 이집을 쉽게 끝내고 싶지 않은 제 마음을 짐작하시는 군요

 집에 돌아온 뒤에도 그 아득하고 온화한 말을 잊을 수가 없었다.

 나는 아버님과의 인맥이 걸린 그 집이 쉽게 완 성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겨있었다.

 사랑을 위하여 금맥을 내놓고 슐맥을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원주민 여인이 있었던 것처럼, 그분의 가슴은 아버지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치 있었다. 

 

핏호수의 아름다운 기억속에서 수필을 쓰면서

꼭 그리고 싶었던

이  유화는

핏호수에서 돌아나 오면서

바라본

백조의 서색지

breathtaking view  pitt lake입니다

산여울(최윤자)

 

 

오늘은 2021년 9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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